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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中拙筆(산중졸필)

쥔장의 두서없는 낙서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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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덧없음과 허무함
작성자 약초장이 (ip:)
  • 작성일 201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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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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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음과 허무함  //




어느 날 전화벨이 울렸다.

모 사찰의 스님이라고.. 많이 아프다고.. 갑상선,당뇨 등..

필요한 약초를 어렵사리 구하여 보냈다.

 


며칠 후 두번째 전화.. 들뜬 목소리로 힘이 나고 좋아졌다고..

살고 싶다고.. 낫기만 하면 할 일이 너무나도 많다고..

 


처음과 다른 수양을 한 스님의 목소리는 어디에도 없다.

수양한 자의 속 된 마음이 추하게까지 느껴지기만 한다!!

 


하루 아침에 수양이 헛되어지고 속세의 마음이 생긴걸까?

처음부터 스님을 빙자하여 공짜 약초를 얻고자 한 것인가?

 


세번째 부터는 물난리로 떠들썩한 이 곳 사정은 아랑곳 없이

빨리 좀 구해 달라고.. 많은 처사님들에게 널리 알리겠다며 닥달한다. 허!!

 


나는 더 이상 그의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아졌다.



병이 나으면 많은 일을 하겠다고??  약초꾼을 장사치로 보았던가??

네번째 통화에서 그 수양의 헛 됨을 확연히 보게되어 속이 울렁거렸다.

 


다시는 그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닥달하는 얽매임과 집착, 버리지 못함의 극치가 싫은건지도…

 


다른 스님들 말하기를 아마도 수양이 부족하거나

스님이 아닐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한다.

 


하루에도 몇번씩 그의 전화가 나를 괴롭힌다.

 


개운치 못한 마음으로 며칠을 보내며 입장을 바꾸어 보았다.

나 또한 그와 다를 것이 하나 없음에 놀라고, 실망하고, 미안하다.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수양을 하는가?

나는 또 무엇을 수양한단 말인가?
 


허! 허!!  




-2006년 지독한 장마로 대자연의 경고가 있을 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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